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오늘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스위스 촬영장을 명장면과 함께 엿볼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스위스에서 촬영된 장면들은 이국적인 풍경과 함께 두 주인공의 감정을 극대화하며 잊지 못할 인상을 남겼다. 나 역시 그 장면들에 이끌려, 실제 촬영지를 따라 스위스를 여행해봤다. 리기산, 퓌르스트 전망대, 그리고 인터라켄. 마치 드라마 속 세계에 들어간 듯한 순간들을 지금부터 함께 공유해본다.
리기산(Rigi) – 윤세리의 패러글라이딩, 그 시작점
드라마 초반, 윤세리가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하는 설정의 장면은 바로 이곳 리기산에서 촬영됐다. '알프스의 여왕'이라 불리는 리기산은 루체른 호수와 주변 산맥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으로 유명하다.
나는 루체른에서 기차를 타고 약 1시간가량 이동해 리기산 기슭에 도착했다. 케이블카와 톱니바퀴 산악 열차를 번갈아 타고 올라가는 길은 이미 설렘으로 가득했다. 드라마에서 윤세리가 뛰어내린 곳은 Rigi Kulm 전망대 근처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가보면 고요한 평원과 탁 트인 하늘이 압도적인 스케일로 다가온다.
패러글라이딩 업체도 운영되고 있어 드라마처럼 하늘을 날아볼 수도 있다. 나는 하늘을 나는 대신, 그곳에서 바람을 맞으며 눈을 감고 상상해봤다. "그때 그 바람, 그 장면." 드라마를 떠올리며 그 여운에 잠기는 시간이었다.
📍 Tip: 리기산은 해발 약 1,800m로 꽤 쌀쌀하니 여름에도 겉옷을 챙기는 것이 좋다. 리기산 톱니바퀴 열차는 루체른에서 출발하는 '골든 패스 라인'을 이용하면 경치까지 만끽할 수 있다.
퓌르스트 전망대(First Cliff Walk) – 리정혁과 윤세리의 재회 장소
드라마 후반부, 두 사람이 다시 만나 눈 덮인 풍경을 배경으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바로 그 장면이 촬영된 곳이 그린델발트(Grindelwald) 근처의 퓌르스트 전망대다.
퓌르스트는 인터라켄에서 기차와 곤돌라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그린델발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퓌르스트에 오르면 ‘First Cliff Walk’라는 아찔한 절벽길이 기다린다. 절벽에 매달려 있는 듯한 구간을 지나면 드디어 드라마 속 그 장소가 등장한다.
하얗게 눈 덮인 봉우리와 푸른 하늘, 고요한 침묵. 두 주인공이 "여기서 계속 기다렸어"라는 대사를 나눴던 그 장면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올랐다. 실제로는 관광객도 많고 활기찬 곳이지만, 잠시 사람들 속을 빠져나와 바위에 앉아있으면 그 장면 속 고요함이 느껴진다.
📍 Tip: 겨울철에는 퓌르스트로 가는 곤돌라가 눈 때문에 운행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미리 운행 여부를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전망대 근처 레스토랑은 테라스가 있어 식사하면서 풍경을 즐기기에도 좋다.
인터라켄(Interlaken) – 윤세리와 리정혁의 운명적 스침
스위스 편의 첫 장면, 윤세리와 리정혁이 우연히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서로를 몰랐던 인상적인 장면. 바로 인터라켄의 퇼러하우스(Töchterhaus) 앞에서 촬영됐다. 거리의 음악가와 주변 상점들, 고풍스러운 거리풍경은 마치 영화 세트장 같았다.
나는 인터라켄에 도착한 날, 먼저 시내 중심을 걸으며 드라마 속 장소를 찾아다녔다. 그 장면을 찍은 정확한 위치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쾨니히스 호프 거리 근처와 시계탑 주변이 배경으로 추정된다. 특히 인터라켄 중앙공원(Höhematte Park) 근처는 두 사람의 스침이 있었던 장면을 떠올리기 좋은 포인트다.
파라글라이더들이 공중에서 내려오고, 알프스가 배경처럼 펼쳐지는 인터라켄은 그 자체로 그림 같았다.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마시며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으면, 마치 나도 한 편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이 든다.
📍 Tip: 인터라켄은 루체른, 그린델발트 등 주요 관광지와도 연결이 잘 되어 있어 여행 루트에 꼭 포함시키면 좋다. 숙박은 조용한 빌라형 호텔이나 호스텔도 많아 선택지가 다양하다.
✨ 마무리 – 드라마의 여운을 현실로
‘사랑의 불시착’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풍경, 음악, 감정선까지 섬세하게 엮여 있는 작품이다. 그 중에서도 스위스 촬영지는 그 감정의 배경이 되어, 드라마를 더 깊이 각인시켜 주었다. 직접 그 장소를 걸으며, 바라보며, 마치 나도 그 이야기에 스며드는 듯한 경험을 했다.
드라마를 사랑했던 분이라면, 언젠가 스위스 여행 계획에 이 촬영지들을 포함해보기를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다. 그 여운은 사진이나 영상보다, 몸으로 직접 느낄 때 더 오래, 더 깊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