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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극의 배경을 걷다 – [더 글로리] 촬영지 vs 현실 분위기 비교

by 킥마 2025. 4. 23.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는 그 강렬한 스토리만큼이나, 인물들의 감정과 복수의 서사를 효과적으로 담아낸 공간 연출이 인상 깊었다. 오늘은 복수극 드라마인 더글로리의 촬영지와 현실 분위기를 비교해보고자 한다.

 

복수극의 배경을 걷다 – [더 글로리] 촬영지 vs 현실 분위기 비교
복수극의 배경을 걷다 – [더 글로리] 촬영지 vs 현실 분위기 비교

 

드라마 속 공간은 대부분 실제 장소에서 촬영되었고, 그 현실의 분위기와 얼마나 닮았는지 직접 방문해 비교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특히 학교, 주택가, 그리고 카페 세 가지 공간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문동은의 과거 – 실제 고등학교와 교실 풍경


드라마 초반, 문동은이 끔찍한 학폭을 당했던 학교 장면은 전체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이 장면은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화성여자고등학교'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방문해보면, 드라마 속 침울하고 회색빛 도는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비교적 밝고 깨끗하게 관리된 학교 외관과 잔디 운동장은 일상적인 교정 풍경에 가깝다. 하지만 교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뻥 뚫린 풍경과 복도 구조는 드라마의 장면과 일치해서, 금세 극 속 감정이 떠오른다.

학교 내외부는 촬영 후에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지만, 근처에서 바라본 모습만으로도 드라마 속 장면이 겹쳐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 평범한 공간이 어떻게 그렇게 차가운 감정의 무대가 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 Tip: 해당 학교는 평일에는 수업 중이므로, 주말에 인근에서 조용히 둘러보는 것을 추천. 외부 접근은 가능하지만 무단 출입은 금지되어 있음.

 

문동은의 복수 거점 – 송혜교 집과 주택가의 온도 차


문동은이 주로 머물며 복수를 계획하던 집은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의 한 다세대주택이다. 드라마에서는 좁고 음산하며 과거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공간처럼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아늑하고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직접 가봤을 때, 동네는 굉장히 조용하고 산책하기도 좋은 느낌이었다.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드라마에 나온 건물이 눈에 띄는데, 화면 속 어둡고 건조한 질감과 달리 햇빛이 잘 드는 외벽과 잘 관리된 정원이 꽤 따뜻하게 느껴졌다. 드라마가 얼마나 색감과 연출로 공간의 인상을 바꾸는지를 새삼 느꼈다.

특히 인근 공원이나 산책길은 문동은이 조용히 걷던 장면과 연결 지어보면 색다른 감상이 가능하다. 현실에서는 너무 평화롭고 고요해서, 그 안에 ‘복수’를 품고 있는 인물이 있었다는 상상 자체가 묘하게 이질적이기도 했다.

📍 Tip: 주소가 공개되어 있지는 않지만, 송도국제도시 근처 다세대주택 지역을 중심으로 촬영되었으며, 동네 주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조용히 이동하는 것이 좋다.

 

주여정과 문동은이 마주친 공간 – 실제 카페의 분위기


두 주인공이 대화를 나누던 인상적인 장소, 바로 서울 성수동의 카페 '카페 파르크(Parc)'이다. 깔끔한 콘크리트 벽면과 큰 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인상적인 공간으로, 드라마에서는 서늘하고 감정이 절제된 느낌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실제로 방문해보면, 매우 트렌디한 분위기의 브런치 카페다. 실내는 감성적인 인테리어와 따뜻한 색감의 조명이 인상적이며, 주말이면 사람들이 북적일 정도로 인기 있는 장소다. 카페 내부의 좌석 배치나 구조는 드라마 장면과 거의 유사해서, 주여정이 앉았던 자리를 상상하며 커피를 마셔보는 재미도 있다.

드라마에서는 이 카페가 굉장히 조용하고 긴장감 있는 분위기로 연출되었지만, 현실은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음악이 흘러나오는 다정한 분위기다. 그 간극이 오히려 재밌게 다가왔고, 공간이 가진 본래의 온도와 감정이 얼마나 다른 방향으로 연출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 Tip: 해당 카페는 평일 오전 시간에 방문하면 한적하게 내부를 감상할 수 있다. 드라마에서 사용된 구역은 창가 좌석과 벽면 쪽 테이블.

 

✍️ 마무리 – '더 글로리' 속 공간, 현실은 다르지만 울림은 같다
‘더 글로리’는 인물의 감정뿐만 아니라, 공간의 분위기와 연출을 통해 복수의 무게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실제 촬영지들을 방문하면서 느낀 점은, 드라마가 담아낸 그 무거운 감정선은 결국 ‘공간의 본질’을 연출로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현실의 공간은 대부분 밝고 일상적인 모습이었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그 차이를 직접 경험해보는 건 드라마 팬에게 큰 즐거움이고, 동시에 영상미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드라마 속 장소를 걷는 건 단순한 ‘팬심’ 이상의 체험이다. 이야기가 끝난 이후에도, 그 장소에 남은 감정은 여전히 깊게 남는다.
다음에 또 다른 드라마 촬영지를 따라 여행할 때는 어떤 장면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