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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파도를 닮은 도시 – [헤어질 결심] 속 부산과 통영을 걷다

by 킥마 2025. 4. 24.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다. 오늘은 영화 헤어질 결심의 촬영장소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감정의 파도를 닮은 도시 – [헤어질 결심] 속 부산과 통영을 걷다
감정의 파도를 닮은 도시 – [헤어질 결심] 속 부산과 통영을 걷다

 

관객의 마음을 천천히 잠식하는 감정선, 배우들의 눈빛이 머무는 시간, 그리고 그 모든 감정들이 머물다 간 공간들.
특히 부산과 통영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두 인물의 심리와 관계를 반영하는 감정의 거울처럼 기능한다. 높은 언덕, 안개 자욱한 산길, 고요한 바다 전망대 등은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 글에서는 영화 속 명장면들이 촬영된 송도해수욕장 전망대, 영도 절영해안로, 그리고 통영의 달아공원을 중심으로, 그 공간들이 어떻게 영화의 정서를 만들어냈는지 탐방기를 통해 살펴본다. 영화 팬이라면 꼭 한 번쯤 직접 걸어보고 싶은 감성 로케이션들이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전망대 – 두 사람의 첫 연결 지점


영화 초반,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건 수사를 위해 용의자 서래(탕웨이)를 주시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장소가 바로 부산 송도해수욕장 전망대다. 높은 곳에서 바다와 도시를 내려다보는 이 전망대는, 마치 누군가를 감시하거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감독은 이곳을 ‘감정의 기류가 처음 교차하는 장소’로 선택했을 것이다.

전망대에 오르면 송도 앞바다가 탁 트이게 펼쳐진다. 회색빛 도시와 대비되는 푸른 바다의 경계에서, 해준의 이성과 서래의 감정이 엇갈린다. 실제로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며 그 자리에 서 있으면, 영화에서 느꼈던 ‘묘한 거리감’과 ‘조용한 감정의 파동’을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다.

또한 송도해상케이블카나 구름다리 등 근처 명소와 함께 둘러보기에 좋아, 영화 팬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다. 특히 해 질 무렵의 하늘과 바다가 만들어내는 색감은 영화 속 장면 못지않게 황홀하다.

📍 위치: 부산 서구 암남동 620-53
📷 포인트: 전망대 철계단, CCTV 시점 연출 가능 뷰, 영화 속 클로즈업 포지션 재현 가능

 

영도 절영해안산책로 – 감정을 따라 걷는 길


해준이 서래를 몰래 따라가는 장면에서 등장한 절영해안산책로는 영화 속 또 다른 명장면의 배경이다. 이 길은 부산 영도의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약 2km 길이의 산책로로, 바닷가 절벽과 철계단, 울창한 나무들, 그리고 곳곳의 벤치들이 영화처럼 차분하고도 긴장감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절영해안로를 걷다 보면 영화 속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인물의 실루엣, 바람에 날리는 옷자락, 그리고 서로에 대한 감정을 말없이 느끼는 시선들. 이 공간은 관객에게 ‘거리를 두고 걷는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영화가 개봉한 이후, 이 산책로는 ‘헤어질 결심 산책길’로 불리며 많은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벤치에 앉아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다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심리적 파장’을 스스로 체험하게 된다.

📍 위치: 부산 영도구 영선동 절영해안산책로 시작점
📝 팁: 일몰 타임에 맞춰 산책하면 영화 속 감성 완벽 재현 가능

 

통영 달아공원 –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여운의 장소


영화 후반부에서 서래가 홀로 남겨지는 장면은 통영의 달아공원에서 촬영되었다. 달아공원은 통영에서도 남해안을 조망하기 가장 좋은 장소로 꼽히며, 고요하고 정적인 분위기가 일품이다.
특히 안개가 자주 끼는 날에는 마치 헤어질 결심의 한 장면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공원 내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사량도, 연화도, 욕지도 등 남해의 섬들은 마치 ‘멀어지는 감정’처럼 부유하며 흐릿하게 존재한다. 서래의 슬픔과 고립감, 그리고 해준의 상실감이 이 풍경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달아공원은 영화 속에서는 매우 짧게 등장하지만, 그 짧은 장면이 관객의 마음에 오래 남는 이유는 바로 이 공간의 힘 덕분이다. 도시와 떨어진 이 고요한 공간은 영화의 마지막 정서를 완성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 위치: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산양일주로
🕊️ 팁: 새벽 시간대나 흐린 날 방문하면 영화 속 분위기를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음

🌀 감정이 깃든 공간, 그 끝자락에서
[헤어질 결심]은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다. 두 인물 사이의 말할 수 없는 감정과 그로 인해 망가지는 심리를, 고요하고 감성적인 공간들을 통해 풀어낸 영화다.
부산과 통영은 단지 배경이 아니라, 영화의 인물처럼 그 감정을 품고 있는 숨 쉬는 공간이다.

송도해수욕장 전망대에서 시작된 그 미묘한 감정은 절영해안산책로를 따라 흐르고, 통영 달아공원에서 안개처럼 흩어진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며, 관객이 아닌 한 명의 등장인물이 되어 그 감정을 직접 느껴보는 건 어떨까?

 

🎬 추천 여행 코스 요약:

[1일차] 부산 송도해수욕장 → 영도 절영해안산책로 → 송도 케이블카

[2일차] 통영 이동 → 달아공원 → 동피랑 벽화마을 (감성 코스로 연장 가능)

감정을 따라 여행하는 이 특별한 코스는, 마치 영화 속 여운처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